주민등록증 사진이 훼손되어서 재발급을 받아야 해서 증명사진을 찍으러 갔다.

20대 후반이나 30대초 정도 되는 여자 사진작가가 있었다.

사진을 보정하기 전에 내모습을 보았는데 눈밑 지방에 윗눈꺼풀이 내려와 있고

검버섯도 몇개 있고 입가 주름등 늙은 나의 모습에 서글픔이 밀려왔다.

사진작가에게 보정을 잘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혹시나 몰라서 옛날에 입었던 흰색 블라우스와 하늘색 자켓을 가지고 갔는데

사진작가에게 어떤 옷을 입으면 사진이 잘 나오겠는지 물어보니

내가 이미 입고 간 옷은 무늬가 너무 많아서 잘 안나온다고 해서

가져간 옷이 더 낫다고 해서 그걸로 갈아입고 사진을 찍었다.

다 끝내고 나서 계단으로 내려오다가 벽에 걸려있는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니

모두 젊은 사람들이라 주름살도 없고 예쁘게 보였다.

젊음이 무척 부러웠다.

나이가 들고 나서 증명사진을 비롯해서 셀카도 찍지 않게 되었는데

주민등록증 재발급때문에 어쩔수 없이 찍었다.

그래도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젊은 날이니 내년이나 후년에 찍게 되면

더 늙어 있을테니 지금 찍는 것이 빠르다란 생각을 하며 내자신을 달랬다.